문득 미국에서 지내며 보고 느끼는 것들을 글로 제대로 남겨보고 싶어 써본다. (지금은 밤 12시 30분..옆에서 에이미가 그만 자자고 부치기는중..)

짧게 쓰고 자야겠다. 

 

오늘도 여전히 지원한 직장에서 연락 오기를 기다린다. 

집에만 있기에는 내 정신이 점점 닳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좀 움직이기로 했다. 

오늘의 여정은 재활용품과 박스를 버리고 도서관에 들렸다가 마지막으로 월마트에 들려 집으로 가는 여정..

재활용품 버리는 곳에 가서 플라스틱 용기와 박스를 버리고 그대로 도서관에 들린다. 

책을 반납하려니 책도 14일간 격리 시키는 중이라 내 책들은 바로 반납되지 않고 어느 박스로 들어갔다. 

조금 두꺼운 책과 얇은 초등학생용 동화책을 집어 대출한다. 

그리고..월마트랑 달러제너럴에 들려 어떤 장난감이 있는지 대충 훑어본후...

집으로 차를 돌린다. 

집에 가는 중간에 언덕을 올라가는 코스가 있는데 그곳에서 바로 사슴을 보았다. 언덕을 다 올라가자 갑자기 사슴이 

시야에 들어온다. 와...사슴 실화냐...ㄷㄷ

1차선 도로에 꽉차는 크기가 동물원에서 보는 사슴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더 야생적인 느낌..

단조로운 일상에 사슴 한 마리. 

내 안의 뭔가를 깨워주고는 반대편 숲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난 집에 도착한다.

 

미국으로 이민 온지 이제 6일만 있으면 거의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한국에서 살아온 환경과는 너무나 달라서 아직까지도 적응 하는 중이다. 

금방 적응 된 것도 있지만 정말 적응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가령, 미국 케찹...하..미국 케찹은 왜 이렇게 물이 생기는 지 모르겠다. 한국 케찹은 한 번도 물이 생긴적이 없었는데 미국 케찹은 뿌릴 때 마다 물이 생겨 거슬리게 만든다. 

그리고 팁 문화.. 이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냥 아무 생각없이 식당가서 밥 한 끼 먹고 싶은데 팁 같은 것 때문에 신경써야 되는게 너무 불편하다. 

마지막으로 음식...그냥 내가 한국인 이상 절대로 적응할 수 가 없을 것 같다. (저번 주에 한인마트 들렸다가 한국음식을 왕창 사와서 쌓아놓고 먹는중이다.)

이렇게 적응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 반면 새롭게 배우는 것 들중 재미있는 것들도 있다. 

요새, 타고다니는 잔디깎기, 일명 lownmore을 타고 집 주변 잔디를 깎는데 은근히 재미있다. 속도도 은근히 빨라서 집근처 돌아다닐 때, 이동수단으로도 쓰일 수가 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잔디를 깎아 본적이 없었다.  하긴..내가 살았던 서울은 깎을 잔디를 찾아보는 것도 쉽지가 않았었다. 

뭐..영어는 일생동안 배워야 될 것 같고.. 다른 새로운 것들을 시작하기 전에 자동차를 몰 수 있는 운전면허가 있어야 되는데 그것은 SSN이 필요하다. 그리고 난 SSN이 아직 발급이 안되서 집에만 있다. 본격적으로 미국사회에 들어가야 될 시점이 되면 배울게 산더미 일것이다. 

언제쯤 내가 배워야 될 것들을 모두 배우고 정착했다고 당당하게 말할수 있을지 감이 안온다. 몇 번의 시도와 실패를 겪어야 될지 무섭고 또 무섭다. 

 

오늘 에어프라이어로 감자튀김을 튀겨보았다. 결과는 실패... 너무 오래 돌린 탓인지 감자튀김이 모두 타버렸다. 이걸 보고 드는 생각은 다행이 "아..젠장" 이 아니라 "다음엔 좀 더 잘 만들어야지.."이 었다. 다행이 난 실패한 일에 좌절보단 다음엔 더 잘해내야겠다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6월 중순 나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이민을 왔다. 

한국에서 미국인인 와이프의 건강이 점차 안좋아져 어쩔 수 없는 선택안으로 미국을 택하게 되었다. 

서울에서 살다보니 신경이 예민해짐과 동시에 질 나쁜 공기가 와이프의 건강 악화에 큰 몫을 했었더랬다. 

"하... 드디어 주차 지옥에서 벗어났구나.. 드디어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겠구나."라는 기대를 하며 

미국에서의 우리부부의 여정은 시작이 됬다. 

 

일단 새집에 쌓여 있는 택배들을 처리했어야 했다. 

가구 조립을 시작으로 택배를 하나하나 처리해갔다. 가구 조립이 1~2개가 재미있지 이게 몇 십개가 되면 

노동이다. 

한국에서 온 택배도 언박싱해서 정리하고 아마존에서 온 택배들도 처리하고, 핸드폰 개통도하고, 청소도 하고, 

소셜 세큐리티 넘버도 신청하고..정말 바빴다. 

시차적응도 해야되서 몸은 점점더 녹초가 되어갔다. 

그나마 한국에서 보낸 피규어들을 진열하는 재미에 조금은 힘이 났었다. 

 

이민 온 지 일주일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여기에선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기가 된 느낌이다. 모든게 내 뜻대로 되질 않는다. 

언어 뿐만 아니라 생활양식도 많이 다르다. 그리고..제일 중요한 음식.

벌써부터 한국의 된장국, 돼지고기 김치찌개, 갈비탕이 그립다. 떡볶이, 순대, 곰탕 하...

그립다 그리워.. ㅠㅠ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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